폭압적인 전두환 군사파쇼정권에 맞서 독재타도 민주쟁취의 한 마음으로 온 국민이 떨쳐 일어섰던 역사적인 1987년 6월항쟁이 10일로 21돌을 맞았다. 당시 기만적인 6·29선언으로 직선제 개헌을 쟁취했지만 양김의 분열로 평화적인 정권교체에 실패함으로써 6월항쟁의 성과를 온전히 계승하지 못한 채, 한국민주주의의 역사가 후퇴하고 국민들의 좌절과 고통이 지속되었던 뼈아픈 기억을 잊을 수 없다.
지난 5월 초 광우병위험 미국산쇠고기 수입 개방에 반대하며 온라인으로 소통하는 10대 중고생들이 들고 나선 촛불은 한 달 넘게 지속되며 이제 주부와 대학생, 넥타이부대를 망라하며 전 세대와 계층을 포괄한 국민저항전선으로 발전하여 6월항쟁이 부활한 모습이다.
국민의 분노에도 아랑곳없이 대통령은 ‘싫으면 안먹으면 된다’하고 대통령의 형이라는 사람은 ‘촛불집회 참가자는 실직자들이다’라는 해괴한 발언으로 국민들을 뿔나게 했으며, 일부 세력과 언론은 ‘미국산 쇠고기는 지극히 안전하다’는 거짓으로 여론을 호도했다. 수구세력은 전교조 등을 촛불집회의 배후로 지목하며 물타기를 시도했지만 재협상 요구 묵살에 성난 민심은 수그러들지 않고 대통령 하야까지 외치는 지경이다.
5, 6공 공안통치를 연상케하는 경찰의 무차별 연행과 물대포 직사, 서울대 여학생에 대한 군화발 폭력, 부상자 속출 등은 불에 기름을 끼얹듯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한편, 재협상 불가를 표명하는 미국정부와 버시바우 미국대사의 잇따른 망언은 국민감정을 자극하며 반미투쟁으로 진화할 조짐마저 보인다.
여론에 밀려 지난 3일 고시 관보게재를 일단 연기했으나 그것은 쇠고기 정국의 해법이 아니다. 미국산 쇠고기의 전면개방 고시를 철회하고, 전면재협상을 통해 국가의 검역주권과 국민건강권을 지키는 것이 사태 해결의 출발이다. 한 달여 계속된 국민저항 내내 ‘소나기는 일단 피해보자’는 식의 안일한 태도로 파국을 자초했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저지 투쟁으로 시작된 국민저항은 이제 이명박 정권의 언론장악 음모 반대, 대운하 반대, 기름값과 물가폭등 규탄, 실업난 규탄, 사교육비 폭등과 사이비 학교자율화 반대 등 사회 현안 전체에 대한 문제의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정부가 6·4 재보선 참패와 난마처럼 얽힌 위기를 돌파하는 관건은 쇠고기 재협상을 포함하여 민생을 따뜻하게 보살피는 전면적인 정책전환과 그것을 실행할 총체적 인사쇄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