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가정의 달이다. 그런데 올해 5월은 그에겐 되려 ‘가정파괴의 달’이다. 가정으로 돌아가면 아버지고 학교에선 스승인 그의 마음은 계속 불편하다. 과연 참다운 스승이, 과연 참다운 부모가 될 수 있을지 안타까움만 쌓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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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사람의 노력으로 아이들이 마음놓고 먹거리에 스트레스 받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사회가 될까? 국가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실현되길 바라는 마음이 더 간절하다. 그런데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교단에 선지 25년,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며 열심히 가르침에 열중해왔던 그에게 97년 힘든 병마가 찾아왔다. 병원에서 나을 수 없는 난치병이었다. 살아야겠단 생각에 식생활과 습관을 바꿨다. 자연건강법을 실천하면서 그는 다시 건강해졌다. 그 후로 먹거리에 관심을 갖게 됐고 그것이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새삼 깨달았다.
그가 먼저 학교에서 실천한 것은 급식지도였다. 가공식품, 고기에만 길들여져 있는 아이들에게 야채를 가까이할 수 있도록 하고, 학교급식을 직영화했다. 또 안전 식자재공급을 위해 급식개선운동에 참여했다. 지역에서 한 살림 활동을 하면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고 제공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알리는 데도 한몫하고 있다. 이런 활동들은 국가적 정책변화를 가져올 수 있도록 아이건강국민연대 활동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년 넘은 먹거리에 대한 고민과 활동 속에서 언제나 희망이 있었다. 아이들이 그 속에서 건강해져가는 모습을 봐왔던 것이다. 그런데 요즘 위험한 먹거리로 인해 이런 노력들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으니 그에겐 가장 큰 위기가 닥친 셈이다.
그렇다고 손놓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집회에 가는 것도 일상생활 속에서 먹거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도 그에겐 모두 중요한 일상이 됐다. 그는 98년도부터 ‘자연건강부’라는 특활반을 운영하면서 명상도 하고 먹거리에 대한 얘기도 나누고 큰절하기 운동도 아이들과 함께 하고 있다. 주의력결핍이었던 아이가 많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서 보람도 느낀다.
간혹 야간자율학습하는 아이들을 위해 햄버거와 피자를 싸들고 오는 학부모들에게, 잘했다고 칭찬해주기 위해 사탕과 초코파이를 나눠주는 동료교사들에게 제안한다. “우리 콩과 멸치를 나눠줍시다”라고
거리로 나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부끄러우면서도 이 사회에 새로운 희망을 찾는다. 어른들보도 똑똑한 아이, 스스로 권리를 찾고 당당하게 말하는 아이들, 어른들의 잘못을 아이들이 바르게 고치고 있다는 마음에 그는 요즘 뿌듯하기까지 하다. 7일 간의 단식이 힘들지 않았던 이유도 그가 교사로서 작지만 소중했던 실천이었다며 그는 말한다.
“희망을 가진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희망적인 행동을 실천해서 밝고 행복한 삶을 살도록 해주어야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