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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이명박 대통령을 ‘불도저’로 빗댄다. 앞뒤 가리지 않고 밀어붙이기를 비판하는 말이다. 당사자의 생각은 사뭇 다르다. 불도저는 ‘강력한 추진력’ 비유라며 언죽번죽 받아넘긴다.
기실 불도저는 이명박 정권의 본질을 드러내는 데 한계가 또렷하다. 비단 추진력 여부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니다. 이명박 정권이 뚜렷한 방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자율화’로 포장된 교육정책도 이 정권의 신자유주의 전면화 정책과 맞물려 있다.
그렇다. 저 무모한 불도저는 명백히 미국을 좇고 있다. 더러는 미국을 따르면 좋지 않느냐고 반문한다. 과연 그럴까. 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곰곰 성찰해볼 필요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미국을 다녀온 뒤 신자유주의를 더 노골화하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핵심인 금융산업이 대표적 보기다. 그나마 남아있는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의 ‘민영화’나 외환은행 재매각을 보라. 미국 방문 직전까지도 이 정권은 외환은행 재매각을 법적 판단이 끝난 뒤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수위조차 산업은행 민영화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장기적 추진 방침을 내놓았다.
하지만 미국을 다녀온 뒤 확연히 달라졌다. 외환은행 재매각과 산업은행 민영화 모두 서두르겠단다. 한 나라의 금융정책이 대통령의 미국 방문으로 전격 바뀌는 꼴이다.
그렇다. 미국 쇠고기의 전면 개방만 위험한 게 결코 아니다. 지금 미국을 좆는 게 얼마나 위험한가를 냉철히 성찰할 때다. 서브프라임모기지 충격으로 이미 미국의 유력 투자회사 베어스턴스가 무너졌다. 미국이 상업은행에 공적 자금을 지원한 것은 1929년 대공황 뒤 처음이다. 그들이 노상 주창해온 시장만능주의와 신자유주의의 한계를 정면으로 ‘고백’한 셈이다. 세계적 보수신문 <월스트리트 저널>도 4월 29일자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한계에 부닥쳤다고 털어놓았다.
문제의 핵심은 바로 그런 상황에서 대한민국이 미국을 무모하게 좇는 데 있다. 이명박 정권은 결코 앞뒤 모르는 불도저가 아니라 미국을 무조건 추종하는 해바라기 불도저다. ‘신자유주의 불도저’다.
자율화를 명분으로 내놓은 교육 정책도 그 연장선에 있다. 학교를 경쟁과 이윤추구의 공간, 신자유주의의 ‘온상’으로 만들 셈이다.
그 불도저를 내버려둔다면 이 땅의 교육인들이 애면글면 지켜온 교실을 송두리째 뒤엎을 게 분명하다. 저 돌진해오는 신자유주의 불도저를 손에 손 놓치지 말고 막아야 할 절박한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