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4·15 공교육 포기 정책과 우리의 대응

‘학교자율화’를 추진하겠다는 교과부 계획에 대해 언론은 ‘0교시 수업’, ‘우열반 편성’, ‘심야자율학습 확대’ 조치로 받아 들였다. 다급하게 된 교과부는 17일, 부교육감 회의를 소집해 0교시와 우열반 등 쟁점 문제를 논의한 후 다시 시·도교육청으로 공을 넘겼다. 뜨거운 쟁점을 넘겨받은 교육청은 ‘당혹스럽다’고 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이번 조치가 여론 수렴과 정책 조율 과정이 부족했다는 증거다. 교육청 단위의 후속조치 발표를 21일, 23일, 24일로 미뤄온 서울시교육청이나, 5월말로 발표 일정을 밀어 놓은 경남 교육청의 입장이나 ‘위로부터 내려온 자율’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선 학교의 입장은 더 곤혹스럽다. 이번 조치는 학습량을 늘려 대학 입시에 성과를 내기 위한 무한 경쟁 구도를 채찍질을 해대고 있다. 시도교육청은 0교시, 심야학습에 대해 ‘너무 이른 시간이나 너무 늦은 시간’까지 수업을 해 학생건강권을 해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정도로 학교에 책임을 넘길 것이다. 학교장은 그동안 하고 싶어도 할 수 없었던 고강도 학력 신장 대책을 한꺼번에 시행할 것이다. 학생 등교 시간을 당기고 하교 시간은 늦출 수 있다. 명문대 입시 대비 특수 목적 학급을 운영할 수 있다. 학원을 능가하는 대입시 실적을 자랑하기 위해 족집게 강사를 초빙해 강의를 맡길 수도 있다. 누구나 예측 가능한 이런 상황에 대해 교과부는 ‘그렇게 안 할 수’ 있는 권리가 학교에 있다고 강변한다. 안 해야 하는데도 해 왔는데, 이제 할 수 있는데 안 하는 학교가 생길 리는 없다. 차선이 있는 도로에서도 추월과 과속이 있었는데 차선을 지워버리고 나서 교통질서가 바로 잡힐 것이라는 식이다.







학교 구성원간의 신뢰를 높여 온 장치들도 거둬들였다. 학부모와 교사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촌지 안 주고 안 받기’ 지침, 초등학생들에게 신문 배달 심부름을 금지 해 온 ‘어린이신문 구독 관련 지침’, 학교의 사회적 책임감을 높여 온 ‘교복공동구매’ 행정 지원 방안 등이 사라졌다. ‘실업계 학생 현장 실습’이 노동력 착취로 악용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도 없앴다. 교사들이 출판사 로비 대상에서 벗어나려는 자정 노력의 산물인 ‘부교재 선정’, ‘사설모의고사 금지’도 풀었다.







이런 점 때문에 우리는 이번 조치를 정부의 책무성을 내던진 ‘공교육포기정책’으로 규정한다. 그래서 중앙집행위원회에서는 공교육을 살리기 위해 교육, 사회, 학생·청소년 단체를 광범위하게 묶어 대응해야 한다고 결의했다. 전교조만의 문제가 아니라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힘을 결집하는 것이 이 정부의 일방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길이다. 22일, 20개 단체가 모여 ‘4·15공교육포기정책반대연석회의’를 결성했고 토요일마다 촛불문화제로 연대 구조를 확산해 가기로 했다. 위원장은 23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시위에 들어갔다. 이제 현장의 대중적 실천이 필요하다. 분회별로 현수막 내걸기, 의견 광고 등 다양한 실천을 조직해 내면서 40만 교사 선언을 통해 5월24일 교사대회로 힘을 모아야 한다. 전교조가 중심으로 서면서 국민들의 의지를 모아 정부 정책의 방향을 바꾸도록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전교조 각 시도지부들은 지난 17일 전남, 제주, 충남을 시작으로, 지역시민사회단체들과 함께‘4·15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과 규탄집회 등을 열고 있다. 사진은 윗쪽부터 대구지부, 충북지부, 전남지부, 울산지부, 충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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