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교육민주화운동 20년사 ⑧흥사단교육문화연구회

흥사단교육문화연구회(교문연)는 1980년대 초반 여성유권자연맹 소속 20대 여교사들(김혜경, 한두선, 이희진, 최명자, 한송희)의 문화운동 소모임에서 비롯되었다. 그 당시 대학가와 문화운동 진영에는 민족 자주성에 대한 높은 관심 속에 우리의 전통 민속을 배우자는 운동이 널리 퍼져 나갔다. 그 훈풍이 이들 젊은 여교사들을 감싸 안은 것이다.







우리는 탈춤, 풍물, 민요를 주로 배웠다. 83년 3월 서울 아현동에 민중문화운동 활동가들이 문을 연 ‘애오개 소극장’은 우리에게 훌륭한 배움터였다. 교사들은 배운 것을 바로 학생들에게 가르치려는 열정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Y교사회와 연결하여 학생민속캠프를 몇 번 열었다. 당시 우리 민속을 거의 처음으로 배우게 된 학생들은 뜨거운 호응을 보내주었다. 지금은 40대가 된 한 학생이 얼마 전 그 때의 감동을 메일로 전해 와서 새삼 얼마나 흐뭇했던지!



교사들은 소속 학교에서도 풍물반, 탈춤반, 민요반 등을 열고 신명나게 뛰었다. 그 때만 해도 일부 학교 관리자들은 교육현장에 ‘낯선 특활반’을 개설하는 데 제동을 걸기도 했다.



민속 문화 강습이 계속되면서 합류하는 교사들이 늘어났다. 이 모임 최초의 남교사 김명근(현 둔촌고, 수학)은 모임이 커지자 활동할 장소가 큰 걱정이었는데, 김정진(현 독산고, 역사)과 협의하여 교육운동에 관심이 많던 흥사단에 둥지를 틀어 <흥사단교육문화연구회>가 탄생했다. 1984년 1월의 일이다. 김혜경(현 청운중)이 대표를, 김명근이 총무를 맡았다.



이때부터 활동 내용과 폭이 대폭 확장된다. 연구회는 기존의 학생민속캠프를 비롯한 학생 교육, 연극 공연, 교사를 위한 민속과 미술 연수, 발표회 등을 이어 나갔다. 교사연수를 통하여 김준권(미술), 심양식(대동상고, 영어)이 합류하게 되었다. 그 해 10월 무대에 올린 창작극 <아이들을 위한 우리 시대의 신곡>(연출 정관영, 국어)은 호평을 받았다. 외래문화의 범람과 성장위주의 경제정책 속에서 소외된 계층의 남매의 삶과 죽음을 그린 작품이었다. 국악풍의 주제곡 ‘등불 함께 들리라’(보성고 음악교사 윤명원 작곡, 정관영 작사)는 새로운 교육운동을 꿈꾸는 젊은 교사들의 가슴에 뜨겁게 울리었다.



누리 감싼 어둠에도 / 하늘의 별은 빛나노니 / 우리도 저 별과 같이 / 등불 함께 들리라 / 무엇으로 살려는가 / 뜻으로 살리라 / 아픔으로 밝힌 등불 / 씨알 되어 움 돋으면 / 아아 저기 들풀처럼 / 타오르는 기나긴 행렬 / 산이라 들이라 / 가슴으로 밝힌 등불 / 솟구치는 소망으로 / 사랑으로 쳐들어라 / 어둠 없는 누리 밝음 / 눈 부시게 올 때까지



교사연수와 공연 등을 거치면서 교문연은 80년대 초 교사운동의 문화선전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또한 교문연은 학년 초 신임교사환영회, 12월 ‘교사한마당’을 개최하여 오늘날 전교조 지회 활동의 한 전형을 만들기도 했다.



그러나 85년 ‘민중교육지 사건‘ 이후 탄압 국면에서 당국의 압박을 받은 흥사단이 교문연의 행사를 막고 나서자 ‘흥사단’ 교문연을 해소하고 독자적인 문화운동공간 확보 운동을 펼친다. 그 결과 동교동의 ‘교육문화공간 ㄷ리’가 생겼다. 86년부터 약 1년 반 동안 이 새로운 공간에서 많은 문화 활동과 모임, 소공연이 이루어졌다. 풍물, 탈춤, 민요, 그림, 노래, 놀이 등 문화매체도 다양하게 개발되어, 이를 익히고 가르치는 일이 일상화되었다.



교사들의 교육문화운동 논의에 깊이가 더해지면서 문홍만, 강병용, 김두림, 안병국, 이상숙, 전주경, 성순철 등 젊은 교사들이 대거 들어왔다. 다리를 개설한 패를 ‘앞ㄷ리’라 했고 뒤에 들어온 이들을 ‘뒷ㄷ리’라고 불렀다. 흥사단 교문연에서 이어진 <문화공간 ㄷ리>도 87년 9월 전교협 건설에 즈음하여 전문문화운동 단체로 남느냐 전교협 문화역량으로 가느냐 하는 내부 논란을 거쳐 전교협 문화국에 유·무형의 모든 성과를 넘기고 발전적으로 해체하였다. 이곳에서 활동한 일꾼들은 대부분 전교조 문예위 각 영역의 핵심 일꾼으로 성장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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