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과 경쟁을 트레이드마크로 하는 새 정부가 들어선 이래 학교 현장에서는 일제고사 부활을 필두로 하여 강제 자율학습과 보충수업이 전면 부활되고 있다.
지난 13일 울산교육청이 중고등학교 방과후학교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한 연수에서 “2008년부터는 중학교 전 학생을 대상으로 7교시에 국,영,수,사,과를 중심으로 한 방과후학교를 운영할 방침이다. 방과후학교 운영결과를 학교평가와 교장의 전보, 승진에 반영하여 원하는 학교에 갈 수 없도록 하겠다“는 담당장학사의 발언은 놀랍다. 이제 그나마 인성교육의 여지가 남아 있던 중학교마저 입시경쟁 교육의 광풍에 휘말리고 있는 것이다.
학생의 선택권을 배제한 채 이루어지는 획일적인 강제 보충수업과 강제 자율학습, 0교시 수업 등은 자율과 경쟁의 취지에도 걸맞지 않는다. 밤 10시가 넘도록 담임교사가 학급에서 아이들을 감독하는 야간자율학습은 교사의 건강권 침해와 함께 다음 날 수업에 악영향을 끼치며 각종 부작용을 양산한다. 아직도 상당수 학교에서는 학부모의 불법 찬조금으로 감독교사들의 수고비를 은밀하게 충당하는 비교육적 행태가 남아있다. 수업하는 교사보다 돈을 많이 받는 것이 문제가 되어 감사원 감사를 통해 폐지되었던 교장, 교감 관리수당이 5년 여 만에 부활되는 추세여서 학부모의·교육비 부담도 증가될 것이다. 정부는 교육투자를 확대하여 사설 독서실에 견줄만한 아늑한 공간에서 희망학생이 공부하도록 학교 도서실을 확충하고, 야간사서를 고용하거나 도서실 관리 용역을 주어 교사들은 야자감독 부담없이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이제는 제발 학생들의 희망과 선택을 존중하여 말그대로 ‘자율 학습’이 진행되어야 한다. 학생들은 부족한 과목이나 단원을 희망하는 교사에게 보충받을 수 있도록 방과후학교가 합리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획일적인 강제 자율학습·보충수업은 공교육에 대한 신뢰를 더욱 갉아먹을 뿐이며 교사들의 용돈벌이 수단에 불과하다고 지탄받을 가능성이 높다.
거꾸로 거슬러 강을 오르는 연어들은 산란을 목적으로 존엄한 생존투쟁을 한다지만, 거꾸로 가는 교육 현장의 퇴행적 모습은 과연 무엇을 위한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