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고무줄 영재 수’ 누굴 위한 것일까?

서울시교육청 ‘영재교육 확대 방안’의 문제

3월 새 학기에 맞추어 거의 매일 기사 거리를 만들어내는 서울시 교육청이 3월 11일 ‘제 2차 영재교육 종합 발전 방안’을 발표하였다. 이에 따르면 2012년에는 서울시 학생 중에 1만 3천여 명의 영재가 만들어진다고 한다. 서울시 교육청 계산에 따르면 2008년 현재는 4천 6백 명 정도의 예비 영재를 5년 안에 세 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것이다. 또한 서울 과학고를 과학영재고로 전환하고 영재교육을 정규 교육과정과 연계하여 실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덧붙여서 선발 시기를 현행 초등 4학년에서 3학년으로 낮추고, 예술 분야는 초등 1학년으로 낮춰 영재교육의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지난해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이 국정감사를 받고있다. 안옥수 기자




현행 ‘영재교육진흥법’에는 영재교육 대상자의 선정 기준을 1) 표준화된 지능검사, 사고력 검사, 창의적 문제 해결력 검사 그 밖의 소정의 검사, 면접 또는 관찰의 방법에 따라 특정교과 또는 특정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뛰어난 재능 또는 잠재력이 있다고 인정하는 자.

2) 실기 검사 그 밖의 소정의 검사 면접 또는 관찰의 방법에 따라 예술적 신체적 분야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재능 또는 잠재력이 있다고 인정되는 자로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이 과연 영재를 선정하는 과학적인 기준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다. 기준의 애매성은 곧 학업우수자와 영재가 동일시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 교육청에서 이루어지는 영재교육은 영재학급과 영재 교육원에 특별 활동 등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여기에 참여하는 학생이 4천 6백여 명 정도라는 것이다. 이들이 과연 영재 교육의 목적에 맞게 선발되었고 영재교육을 통해 어떠한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에 대해 서울시 교육청은 아무런 근거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저출산 문제로 매년 학생 수가 격감하는 상황에서 2012년에는 영재가 될 수 있는 학생들이 세 배 이상 늘게 되는 근거는 무엇인가?



영재교육 발전 방안에는 영재교육을 정규 교육 과정에 설치하고 고교 선택제와 결합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고등학교에 영재학급을 편성하고 이를 학교를 선택하는 기준으로 삼게 하겠다는 것이다. 편성되는 영재 학급이 기존의 우열반 보다 더 노골적으로 학업 우수자를 위한 입시 대비반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불 보듯 뻔하지 않는가? 학교 선택제와 영재교육을 결합시킨 세계 교육사에서 최초로 기록될 실험을 서울시 교육청이 추진하는 것이다.



서울 과학고를 과학 영재고로 전환하고 서울에는 세종 과학고가 하나 더 늘어나게 되었다. 이미 전국적으로 과학고가 19개 교가 되었고, 과학고 학생들이 법대와 의대 등에 진학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서울에서 과학 영재고가 늘어나게 되면 다른 시 도 교육청 역시 과학 영재고를 기존의 과학고와 별개로 설립하는 정책을 추진하게 될 것이다. 외국어고가 이미 29개로 늘어나면서 본래의 취지와는 거리가 멀게 입시 명문고로 변질되어 버린 전철을 고스란히 따라가게 될 것이다.



모든 이들에게 질 높은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천재소년 송유근’처럼 영재 교육이 필요한 아이들에게 적합한 영재교육체제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이다. 하지만 기준도 불분명한 영재교육을 확대하고 영재교육이 우열반 시비 거리가 되는 것은 진정한 영재교육을 위해서도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3월 초 학교에서 교사들은 밥 못 먹는 아이들, 학비를 내기 어려운 아이들의 문제로 힘겨워하고 있다. 아이들은 전국 단위 일제 고사 열풍에 공정택 교육감이 의도한 대로 ‘나라가 경쟁하는 방법을 익히기 위한 훈련’ 을 견뎌내기 위해 고통을 겪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은 영재교육 확대 방안을 추진하기 이전에 이러한 문제에 대한 해답을 먼저 제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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