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고등학교도 등록금 1000만원 시대

100개 늘린다는'자율형 사립고' 학부모가 낼 돈 천만원 훌쩍 넘겨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딸을 둔 정 아무개 씨(42·여·서울 성동구)는 이명박 정부가 내 놓은 고교 다양화 정책 가운데 '자율형 사립고등학교(자사고)를 100개 세운다'는 내용에 자꾸 눈이 간다.



자사고를 세우는 게 다양한 교육을 받는 것이라는 이명박 정부의 설명과 이른바 명문대학교에도 좀 더 쉽게 보낼 수 있다는 주위의 얘기 때문이다.



"우리 딸도 그런 교육을 받게 해 볼까." 그러려면 일단 자사고에 딸이 들어가야 한다. 자사고에 들어가지 못하면 다양한 교육이고 뭐고 다 소용없다. 들어가려면 등록금을 얼마나 내야 할까.



꼼꼼히 따져보자. 이명박 정부는 자사고를 세운다고만 했지 아직까지 세부적인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기에 인터넷에서 관련 기사와 교육 관련 사이트를 찾아봤다.



몇 번의 검색으로 자사고는 기존의 자립형 사립고와 달리 재단의 자율성이 더 확대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자립형 사립고는 학생납입금을 소재 지역 일반계 고교 학생납입금의 3배 이내로 징수하도록 했다. 대선 당시 공약도 이것과 같았다.



지금은 이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하니 아무리 낮아도 지금의 자립형 사립고 학생납입금보다는 높을 것이라는 결론이 나왔다.

서울의 경우 일반계 고등학교 지난해 연간 수업료는 145만원, 육성회비는 32만1600원으로 모두 177만원 가량을 냈다. 3배로 계산했을 때 자사고 연간 납입금은 531만원이다.



정 씨는 눈이 커졌다. 여기에 학교급식비 등 수익자 비용 부담액까지 합하면 1년간 내야 할 돈이 얼마일까.



지난 2005년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내 논 자립형사립고 시범운영 평가보고서에 나온 강원 민족사관고의 수익자 비용 부담액은 1256만9163원이었고 전북 상산고는 548만500원이었다. 같은 해 최순영 민주노동당 의원실과 전교조 참교육연구소가 함께 조사해 발표한 자립형사립고 시범운영평가보고서에서도 민족사관고의 수익자 비용 부담액은 1331만3375원이었고 상산고는 611만6900원이었다.



이를 연간 납입금과 합해 학생 1인당 연 교육비로 따지면 1000만원은 기본으로 넘어간다. 많게는 1800여만원에 달한다. 정 씨는 입이 쩍 벌어졌다.



지난달 김도연 교육과학기술부 장관후보 인사청문회 당시 교육과기부가 이경숙 대통합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서도 2006년을 기준으로 자립형사립고에 다니는 학생들은 1년에 평균 1179만원을 지출했다.



게다가 자사고는 정부가 지원하는 '재정결함보조금'을 받지 않는다. 학부모가 내는 돈과 재단이 내는 법인전입금으로 학교를 운영한다.



원래 자립형 사립고는 학생납입금 대비 법인전입금을 20% 이상 부담하도록 했다. 자사고는 이런 기준을 낮추려고 한다. 아직 구체적인 수치까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법인전입금 비율을 줄이는 방향은 거의 확실하다. 대선 당시 공약에서도 법인전입금 비율로 오가던 말이 10% 이상이었다. 재단의 부담이 절반 줄어드는 셈이다.



2006년 결산을 기준으로 자율형 사립고 지정 가능성이 있는 법인전입금 상위 100개 고등학교의 학생 1인당 연간 전입금은 평균 28만9000원에 그쳤다.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기 때문에 절반으로 줄인 법인전입금 비용은 고스란히 학부모가 내는 돈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답이 나온다. 그러면 1년에 내야 할 돈은 2000만원에 근접할 것으로 보였다.



정 씨의 기대에 찬 마음은 무너졌다. 아무리 딸을 좋은 학교에 보내고 싶어도 학교에 내는 돈만 1년에 1000만원이 넘어가면 감당할 도리가 없다. 자사고에 들어가기 위해 중학교 때 들어가는 사교육비까지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게다가 자사고를 찬성하는 부산대 한 교수가 최근 한국교육포럼이 연 토론회에서 "자사고의 재단전입금 비율을 5~15%대로 완화하고 일반고의 3배 이상 받지 못하도록 규정한 학생 납입금 기준도 장기적으로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 것을 보고 정 씨는 끝내 고개를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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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립형사립고 , 자율형사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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