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 가봤다. 한 유명 학원 강사는 “대기업과 부동산 업자들까지 학원사업으로 발길을 옮기고 있다”고 말풍선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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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지난해 10월 9일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교육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맹철영 객원기자 |
지난 1월말 숙명여대 테솔(tesol) 입학식에 가봤다. ‘어륀지, 오륀지’로 각별한 영어사랑을 각인시킨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대통령직 인수위원장)이 “새 정부는 앞으로 2만 3천여 명의 영어전문 교사를 채용할 계획”이라면서 “테솔 프로그램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영어로 말했다.
시도 교육감들의 ‘말잔치’를 들었다. ‘서울, 인천, 강원, 대전, 울산, 제주’ 교육감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영어공교육 완성 프로젝트’를 내놨다. 초등 영어 0교시 수업을 벌이는가 하면 인수위도 포기한 몰입교육을 하겠다는 청사진이었다. 이들의 태도는 정권에 박자를 맞추는 줄서기 경쟁으로 비쳤다.
학교에 가봤다. 미리 만들어놓은 학교교육과정운영계획을 고치느라 난리였다. ‘진단평가’란 이름의 일제고사를 위해 교육청 시험 1번, 교육부 시험 1번을 새로 끼워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시험천국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대개의 중학교 1학년생은 올해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배치고사, 일제학력평가, 경시대회 등을 합쳐 모두 10여 차례의 시험을 치러야 한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는 보통 3∼4일. 이렇게 따져보면 200일 정도의 수업 일수 가운데 20일 가량을 시험 보는데 보내야 한다. 9일 공부하고 하루 시험 보는 꼴이다.
시험이 오히려 학력신장을 방해하는 해괴한 시대, 학생들의 아우성 소리가 들릴 만하다.
인수위가 만든 것으로 알려진 ‘3개월 로드맵’ 보도를 보았다. 자율형사립고(자립형사립고) 등 특수학교 300개를 올해 6월부터 신설할 계획이라고 한다. 돈 있는 ‘범재’들을 특별 대접하는 정책인 것이다.
지금 전국의 초등학생들까지 부글부글 끓고 있다. 일부 학생들은 인터넷에 글을 올리거나 교육감에게 편지를 쓰는 등 행동으로 반발하기 시작했다.
다음은 서울지역 한 초등학교 6학년생들이 최근 공정택 서울시교육감에게 보낸 편지 글이다.
“공정택 교육감님께! 왜 지금 이런 시험을 만들었는지에 대해 말하고 싶습니다. 코피가 나면서 공부를 해야 하죠.” “교육감님, 수업을 영어로 한다고 하는데 이것을 반대했으면 합니다. 사교육을 줄이기 위해서라고 하는데 이 일로 영어 같은 사교육이 많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벌써부터 교육계 안팎에서는 “이명박 정부의 어설픈 교육정책이 아이들을 망치고 있다”는 소리가 들린다. 이래서야 그들의 공약대로 ‘학교만족 두 배, 사교육 절반’이 되겠는가.
‘어륀지’ 정권은 어리석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가 지난해 10월 9일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에서 교육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 맹철영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