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원장님! 집에 다녀오겠습니다”

사교육 절반프로젝트인가 두배프로젝트인가

서울 노원구에 사는 초중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며칠 전 학원홍보 문구를 보면서 한숨이 더 커졌다. “집에서는 잠만 재우십시오. 나머지는 학원이 책임집니다”라는 문구에 할 말을 잃었다.



한창 학교와 집에서 교육을 받아야 하는 자녀들을 학원에 맡기라는 상황이 됐다. 같은 동네 학부모들은 전국 단위로 치러지는 일제고사가 있다는 소식을 접하자 당장 학원을 더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한 과목만 학원에 보냈던 학부모들도 국어, 영어는 물론 다른 과목까지 보내야 할지 아니면 좀더 비용이 적게 드는 종합반을 보내야 할지 고민하고 있어요.”



26일 예산낭비, 중복평가 중1 진단평가 저지를 위해 도교육청 현관에서 김상열 전교조충북지부장이 4일째 밤샘 단독 농성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도교육청 정문 앞에서 아침 8시부터 9시경까지 출근 선전전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충북 안순애 주재기자




학부모들이 자녀가 시험에서 점수가 떨어진다는 불안감에 너나없이 학원을 더 보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아이들은 새학기가 시작하면 학원에 더 다녀야 한다는 부모님의 말에 어리둥절하다.



올해 중학교에 들어가는 자녀를 둔 경기 고양에 사는 한 학부모는 교육당국을 질책한다. “일제고사를 봐서 기분좋을 학부모는 1등 아이의 학부모밖에 없을 겁니다. 친구들의 이름을 다 알기도 전에 시험을 보는 게 말이 됩니까? 아마도 쟤는 1등 한 애, 쟤는 꼴등한 애, 그렇게 등수로 친구들을 먼저 알게 되겠지요.”



“이제는 사실 교육당국에 기대도 하지 않아요. 어떻게 아이들이 충실하게 학교생활을 할지 고민 안 하고 평가만 하다니….이럴 땐 왜 내가 아이들을 유학 안보냈나 후회되요. 사교육 절감이 뭐예요. 되려 사교육으로 더 내모는 거죠.”



아이들을 줄세우려 하는데 혈안이 된 교육당국이 한심하다며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양질의 교육프로그램으로 교육받길 원합니다. 시험으로 평가되면 학원보내야 되고 참 부담스러워요.” 학부모가 솔직한 심정이라고 털어놓는 말이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중학교 유아무개 교사는 “예비소집일날 시험안내지를 받은 아이들의 주된 대화가‘문제집을 몇 권 풀었냐’는 이야기”라며 아이들이 부담을 느끼는 상황을 전했다. 그는 일제고사로 인한 학교수업의 파행을 우려한다. 학기초와 말에 보게 되는 일제시험 결과를 놓고 학교간 시도간 학생의 수준과 학교의 수준을 평가하게 되면 점수를 높이기 위한 수업으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양한 방식의 교과수업이 진단평가나 학력평가 문제풀이 위주로 갈 수 밖에 없어요. 학부모들도 그렇게 해서라도 성적을 올리길 바라구요.”



이명박 정부의 사교육절반프로젝트와 맥락을 함께 하는 전국단위 학력평가가 이른바 일제고사라는 이름으로 진행돼 사실상 사교육비를 늘리고 학교 교육과정의 혼란을 넘어 파행을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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