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말하는 행복한 아이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사진 김상정 기자 |
그 위로 서울시교육청 정문 옆에 붙어있는 ‘아이들의 행복한 미래’라는 플랑카드에 적힌 글귀, 그리고 그 앞에 오래전 아이들이었던 이들의 현재가 있다. 다시 길안내표지판에 눈이 간다. 행복한 미래라는 글귀에서 비정규직철폐를 외치고 있는 현재로 걸어가는 한 사람이 있다.
2007년 11월 13일 서울시교육청 앞 오전 10시 풍경이다.
학교비정규직, 단체협약쟁취 투쟁 나서다
“독소조항 가득한 무기계약 전환은 기만이다”며 학교비정규직 단체협약 쟁취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이들은 학교비정규직이 속해있는 민주노총 공공운수연맹 전국공공서비스노동조합(이하 공공노조) 조합원들이다.
현재 서울지역 학교현장에서는 서울시교육청이 개인노무사에게 위탁해 만들어진 ‘인사관리규정안 예시’안으로 인해 무기계약으로 전환되고 있는 수많은 학교비정규직들이 고통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예시안에는 3회 이상 최하위 평가를 받을 수 해고할 수 있고 학교통폐합이나, 휴교, 학생수 감소 등 여러 가지 학교사정에 의해 해고할 수 있는 독소조항이 담겨있다. 일부학교에서는 예시안에도 없는 호봉동결과 정년 차별 등의 독소조항을 인사관리규정안에 넣고 있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공공노조에서는 서울시교육청과 6개 학교(영등포중, 월계중, 구로중, 구로고, 신목고, 성신여고)에 집단교섭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교육청은 면담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6개 학교의 경우, 10월 30일 1차 교섭을 가졌지만 두 개 학교만 참석했고 아무런 결정을 하지 못했다. 이어 2차로 지난 8일 교섭을 요구했으나 무산됨으로써 교섭지연과 해태상황이 발생하고 있다. 공공노조는 현재 교섭을 해태하고 있는 학교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 중이다.
전태일 열사 37주기 날, 노동현실은 참담
37년 전 노동자 전태일과 2007년 노동자 정해진, 두사람이 외쳤던 구호는 같다. ‘근로기준법을 준수하라’며 분신했던 전태일 열사를 기념하기 위해 청계천에 전태일의 거리를 만들었던 이가 이 나라의 대통령 후보가 됐다. 그리고 대선열풍이 한창일 때 또 한명의 노동자가 똑같은 구호를 외치며 죽었다.
공공노조 서울본부 사무처장은 “지금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삶은 37년전과 다름이 없다”며 “학교행정을 관리감독해야 하는 교육청은 학교 내의 문제라며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고 콧방귀도 안뀌고 답도 없다”고 교육청의 교섭요구에 대한 태도에 대한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3일, “근로자를 채용지시감독해고 권한은 학교장에게 있어 학교장이 사용자”라며 “서울시교육청은 교섭에 응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님”을 밝혔다.
강현주 공공노조 서울본부 미조직비정규차장은 “서울시 교육청은 교섭요구거절 뿐 아니라 집단교섭조차 거부하고 있는 학교에 대한 지도감독여부를 묻기 위한 면담요구도 응하지 않고 있다”며 서울시교육청에게 면담요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인천, 부산은 집단교섭 진행 중
인천지역과 부산지역은 집단교섭이 진행 중에 있다. 공공노조 부산지역본부는 6개 학교와 지난 1일부터 시작해 9일 2차 교섭을 가졌고 교섭원칙과 교섭안 설명회를 가졌다. 부산지역본부도 7개 학교와 집단교섭을 진행 중에 있다. 그러나 서울지역만 유독 난항을 거듭하고 있는 것, 김미경 공공노조서울지역본부 학교비정규직지회장은 “인사관리규정도 가장 열악한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며 “지도감독하지 않는 서울시교육청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며 분노를 토했다.
공공노조 서울본부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서울시교육청은 일선학교에서 제개정하고자 하는 인사관리규칙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즉각 폐기할 것과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집단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학교들이 교섭에 나와서 더 이상 부당노동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지도감독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서울시교육청에게 학교비정규직을 대표하여 민주노총 산하 공공서비스노조와 학교비정규직의 인사, 노동조건 등의 내용을 성실히 논의하도록 면담과 교섭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박승희 민주노총 서울본부 사무처장은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이들이 있는 학교에서 어찌 아이들이 바로설 수 있겠냐”며 “서울시교육청이 학교비정규직을 계속 고통으로 내모는 정책을 편다면 집단투쟁을 벌여 서울시교육청을 가만두지 않겠다”고 밝혔다.
김상정 기자 sjkim@ktu.or.kr


서울시교육청이 말하는 행복한 아이들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사진 김상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