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기업 권력과 과두제 권력 사이의 선택

[출처] Blood Bank, by Mr. Fish

이번 선거에서의 선택은 기업 권력과 과두제 권력 사이의 선택이다. 기업 권력은 안정성과 기술 관료적 정부를 필요로 한다. 과두제 권력은 혼란 속에서 번성하며, 스티브 배넌이 말한 것처럼 "행정 국가의 해체"를 추구한다. 이들 중 어느 쪽도 민주적이지 않다. 이들은 정치 계급, 학계, 언론을 모두 사들였다. 둘 다 대중을 빈곤하게 하고 권력을 빼앗는 착취의 형태다. 둘 다 부를 상층부, 즉 억만장자 계급의 손에 몰아넣는다. 둘 다 규제를 철폐하고, 노동조합을 파괴하며, 긴축이라는 명목으로 정부 서비스를 축소하고, 공공시설에서 학교에 이르기까지 미국 사회의 모든 측면을 민영화하며, 가자에서의 집단 학살을 포함한 영구 전쟁을 지속하고, 기업과 부유층이 통제하지 않았다면 약탈과 부패를 파헤쳤을 미디어를 무력화한다. 두 형태의 자본주의는 나라를 파괴하지만, 서로 다른 도구를 사용하고 서로 다른 목표를 가지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는 단 한 표의 경선 투표도 받지 않고 민주당의 가장 부유한 기부자들에 의해 선택된 기업 권력의 얼굴이다. 도널드 트럼프는 과두제의 어리석은 마스코트다. 이것이 바로 지배 계급 내의 분열이며, 이는 정치 무대에서 펼쳐지는 자본주의 내전이다. 대중은 어느 쪽도 그들의 이익을 증진시키거나 권리를 보호해주지 않는 선거에서 소품에 불과하다.

조지 몬비오와 피터 허치슨은 그들의 책 ⟪보이지 않는 교리: 신자유주의의 비밀 역사(Invisible Doctrine: The Secret History of Neoliberalism)⟫에서 기업 권력을 "길들여진 자본주의"라고 부른다. 길들여진 자본가들은 일관된 정부 정책과 고정된 무역 협정을 필요로 한다. 왜냐하면 이들은 시간이 걸리고 때로는 몇 년이 걸리는 투자를 해왔기 때문이다. 제조업과 농업 산업이 "길들여진 자본주의"의 예다.

조지 몬비오와의 인터뷰는 이 곳에서 볼 수 있다.

몬비오와 허치슨은 과두제 권력을 "군벌 자본주의(warlord capitalism)"라고 부른다. 군벌 자본주의는 규제, 법률, 세금을 포함한 이윤 축적에 방해가 되는 모든 것을 완전히 제거하려고 한다. 이들은 생존에 필요한 모든 서비스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과도한 요금을 징수하며, 임대료를 받음으로써 돈을 번다.

군벌 자본주의의 정치적 옹호자들은 트럼프, 보리스 존슨, 조르자 멜로니, 나렌드라 모디, 빅토르 오르반, 마린 르펜을 포함한 극우의 선동가들이다. 그들은 '거대 대체 이론(great replacement theory)'과 같은 터무니없는 이야기를 퍼뜨리고, 유럽연합과 같은 안정성을 제공하는 구조를 해체함으로써 분열을 조장한다. 이는 불확실성, 두려움, 불안감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불안감을 조성하는 이들은 우리가 더 많은 권리와 시민적 자유를 포기하면, 이민자나 무슬림과 같은 악마화된 집단 같은 가상의 적들로부터 우리를 구해주겠다고 약속한다.

군벌 자본주의의 중심지는 사모펀드다. 아폴로, 블랙스톤, 칼라일 그룹, 콜버그 크래비스 로버츠와 같은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하고 약탈한다. 이들은 기업에 부채를 떠안기고, 재투자를 거부하며, 직원들을 대폭 감축하고, 의도적으로 기업을 파산시킨다. 이들의 목적은 기업을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자산을 수확하여 단기적인 이익을 내는 것이다. 레온 블랙, 헨리 크래비스, 스티븐 슈워츠먼, 데이비드 루벤스타인과 같은 이 사모펀드를 운영하는 사람들은 수십억 달러의 개인 재산을 축적했다.

트럼프의 실리콘밸리 후원자들, 특히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이들은, 뉴욕 타임스가 보도한 바와 같이, "민주당, 규제 당국, 안정성, 그 모든 것과 결별했다. 그들은 스타트업 세계에서 알게 된 자유분방한, 부를 창출하는 혼란을 선택했다." 이들은 "사람들의 뇌에 장치를 심고, 국가 통화를 규제되지 않는 디지털 토큰으로 대체하며, 장군들을 인공지능 시스템으로 대체"할 계획을 세웠다.

억만장자 피터 틸은 페이팔의 창립자이자 트럼프 지지자로서 "몰수적 세금"에 맞서 전쟁을 벌여왔다. 그는 반세금 정치 행동 위원회에 자금을 지원하며, 의무적인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 떠다니는 국가 건설을 제안하고 있다.

카지노 거물 셸던 애덜슨의 미망인으로, 추정 순자산이 350억 달러에 달하는 이스라엘계 미국인 억만장자 미리암 애덜슨은 트럼프의 선거 캠페인에 1억 달러를 기부했다. 이스라엘에서 태어나 자란 애덜슨은 열렬한 시오니스트이지만, 또한 부유층에 대한 세금을 대폭 삭감하려는 과두제 클럽의 일원이다. 이 세금은 이미 의회에 의해 삭감되었거나 일련의 법적 허점을 통해 줄어들고 있다.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는 지대 소득이 과중하게 과세되지 않고 금융 시스템에 재투입되지 않으면, 그 자체로 붕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모펀드와 과두제가 조장하는 파괴는 긱 경제에 내몰린 노동자들에게 전가되며, 그들은 안정된 급여와 혜택이 사라지는 것을 목격했다. 이는 고리 대금업적 수수료로 인해 고갈되거나 폐지된 연금 기금에도 전가되며, 우리의 건강과 안전에도 전가된다. 예를 들어, 사모펀드가 소유한 요양원의 거주자들은 인력 부족과 돌봄 기준의 준수 감소로 인해 사망률이 10% 더 높아지며, 이는 더 높은 요금은 말할 것도 없다.

사모펀드는 침습성 종이다. 또한 어디에나 존재한다. 이들은 교육 기관, 공공시설, 소매 체인점을 인수하면서, 매수된 검사, 정치인, 규제 당국 덕분에 수백억 달러의 보조금을 통해 납세자들에게 막대한 부담을 준다. 특히 분노를 자아내는 점은, 사모펀드가 장악한 산업 중 다수가 물, 위생, 전력망, 병원 등 공공 자금으로 지불된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국가를 잡아먹고, 폐쇄되고 파산한 산업들을 남긴다.

그레첸 모겐슨과 조슈아 로즈너는 그들의 저서 이들은 약탈자들이다: 사모펀드가 미국을 운영하고 파괴하는 방식(These are the Plunderers: How Private Equity Runs-and Wrecks-America)⟫에서 사모펀드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문서화했다.

“이들 억제되지 않은 자본가들은 금융 언론에서 그들의 거래 솜씨로 정기적으로 찬사를 받고, ‘자선 기부’로 칭송받으며, 유리한 세금 법으로부터 계속해서 이득을 취할 수 있도록 막대한 로비 캠페인을 벌였다”고 그들은 썼다.

“거액의 기부금 덕분에 이들은 박물관 이사회와 싱크탱크에서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를 얻었다. 그들은 ‘겸손과 인간성의 중요성’을 찬양하는 리더십에 관한 책들을 출판하면서도, 하층 계급을 파괴했다. 그들의 기업들은 그들의 주식 보유로 발생하는 수십억 달러의 이익에 대해 세금을 회피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그리고 물론, 그들이 소유한 기업들이 고속도로, 철도, 초등 교육에 대한 정부 투자의 최대 수혜자 중 하나라는 점, 그리고 보조금과 세금 정책으로 막대한 혜택을 누리며 그들의 수익에 대해 상당히 낮은 세율을 지불하게 된다는 점은 거의 언급하지 않는다”고 그들은 설명한다.

“이들은 현대 미국의 약탈적 자본가들이다. 그러나 19세기 많은 선구적 약탈자들이 젊은 국가의 천연자원을 추출함으로써 엄청난 부를 축적했던 것과 달리, 오늘날의 약탈자들은 복잡한 금융 거래를 통해 빈곤층과 중산층으로부터 그들의 부를 채굴한다.”

그레첸 모겐슨과의 인터뷰는 여기에서 볼 수 있다.

길들여진 자본가들은 조 바이든, 카멀라 해리스, 버락 오바마, 키어 스타머, 에마뉘엘 마크롱과 같은 정치인들로 대표된다. 그러나 ‘길들여진 자본주의’도 그다지 덜 파괴적인 것은 아니다. 이들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강행했으며, 이는 1947년 노동조합 조직에 가혹한 제한을 가한 태프트-하틀리 법 이후로 미국 노동 계급에 대한 가장 큰 배신이었다. 이들은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을 분리한 1933년 은행법(글래스-스티걸 법)을 철회했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간의 방화벽을 허문 결과, 2007년과 2008년 글로벌 금융 붕괴, 그리고 거의 500개의 은행이 무너지는 사태로 이어졌다. 이들은 로널드 레이건 정부 하의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의해 공정성 교리를 폐지하게 만들었으며, 빌 클린턴 대통령 하에서 통과된 통신법으로 인해 소수의 기업이 언론 매체를 통합적으로 통제하게 했다. 이들은 옛 복지 제도를 파괴했으며, 그 수혜자 중 70%가 아동이었다. 이들은 감옥 인구를 두 배로 늘리고 경찰을 군사화했다. 제조업을 멕시코, 방글라데시, 중국과 같은 국가들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노동자들이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일하는 가운데 미국 내 3천만 명이 대량 해고를 당했다는 통계가 노동 연구소에 의해 집계되었다. 한편, 막대한 적자가 쌓였고 — 2024년 연방 예산 적자는 1.8조 달러로 증가했으며, 총 국가 부채는 36조 달러에 달하고 있다 — 전력망, 도로, 다리, 대중교통 등 기본 인프라는 방치되었으며, 지구상의 모든 주요 강국들을 합친 것보다 더 많은 군사비를 지출하고 있다.

이 두 형태의 자본주의는 전체주의 자본주의의 한 유형이며, 정치 철학자 셸던 월린이 "뒤집힌 전체주의"라고 부르는 것이다. 각 형태의 자본주의에서 민주적 권리는 폐지된다. 대중은 끊임없이 감시를 받는다. 노동조합은 해체되거나 무력화된다. 언론은 권력자들을 위해 봉사하고, 반대 목소리는 침묵되거나 범죄화된다. 자연 환경부터 인간관계까지 모든 것이 상품화된다. 풀뿌리 운동과 대중운동은 불법화된다. 생태계 파괴는 계속되고, 정치는 저속한 풍자가 된다.

부채 노예제와 임금 정체는 정치적 통제를 보장하고, 부의 추가적인 집중을 강화한다. 은행과 기업 금융업자들은 개인뿐만 아니라 도시, 지방자치단체, 주, 그리고 연방 정부를 부채 노예제로 묶어둔다. 금리 상승과 특히 세금을 통한 공공 수입 감소가 결합되어, 시민들과 정부로부터 마지막 자본을 추출하는 방법으로 이용된다. 개인이나 주, 또는 연방 기관이 더 이상 청구서를 지불할 수 없을 때 — 많은 미국인들에게 이는 의료비 청구서를 의미하기도 한다 — 자산은 기업에 매각되거나 압류된다. 공공 토지, 재산, 인프라와 더불어 연금 계획도 사유화된다. 개인들은 집에서 쫓겨나고, 재정적, 개인적 위기에 빠진다.

“골드만 삭스의 최고경영자는 골드만 삭스 직원들이 세계에서 가장 생산성이 높다고 말했다,” ⟪숙주 죽이기: 금융 기생충과 부채가 세계 경제를 파괴하는 방법(Killing the Host: How Financial Parasites and Debt Destroy the Global Economy)⟫의 저자인 경제학자 마이클 허드슨은 나에게 말했다. “그래서 그들이 그만큼의 보수를 받는 거다. 미국에서 생산성이라는 개념은 수입을 노동으로 나눈 것이다. 그래서 골드만 삭스가 자신에게 연봉과 보너스로 2천만 달러를 지급하면, 그들은 2천만 달러를 GDP에 추가한 것으로 간주되어 엄청나게 생산적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이건 순환 논리다. 우리는 순환 논리로 이야기하고 있는 거다.”

“그래서 문제는 골드만 삭스, 월스트리트, 그리고 약탈적 제약 회사들이 실제로 ‘제품’을 추가하느냐 아니면 단순히 다른 사람들을 착취하느냐에 있다”고 그가 계속 말했다. “그게 내가 책 제목에서 ‘기생충’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다. 사람들은 기생충을 단순히 돈을 가져가거나, 숙주의 피를 빨아내거나, 경제에서 돈을 빼가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자연에서는 훨씬 더 복잡하다. 기생충은 단순히 와서 무언가를 가져가는 것이 아니다. 먼저, 숙주를 무감각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 기생충은 숙주가 자신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는 효소를 가지고 있다. 그리고 기생충은 숙주의 뇌를 장악하는 또 다른 효소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숙주가 기생충을 자신의 일부로, 실제로 자기 몸의 일부로 여기게 만들어 보호하려 한다. 이것이 기본적으로 월스트리트가 한 일이다. 월스트리트는 자신을 경제의 일부로 묘사한다. 그것을 둘러싼 포장이 아니라, 외부의 무언가가 아니라 실제로 경제를 성장시키는 데 기여하는 부분이며, 그 성장이 대부분 자신 덕분이라는 식으로 말이다. 그러나 사실 그것은 성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생충이다.”

“그 결과는 고전 경제학의 뒤집힘이다,” 허드슨은 말했다. “애덤 스미스를 뒤집어버린 것이다. 고전 경제학자들이 비생산적이라고 말했던 기생충 행위가 실제로는 진짜 경제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그리고 기생충들이야말로 노동과 산업을 방해하는 주범으로, 기생충이 원하는 것은 자신을 재생산하는 것이지 숙주, 즉 노동과 자본을 돕는 것이 아니다.”

미국 노동 계급의 바이마르화는 의도된 것이다. 이것은 주인과 농노, 권력을 가진 과두제와 기업 엘리트, 그리고 무력한 대중이 존재하는 세계를 만드는 것이다. 그리고 우리에게서 빼앗기는 것은 단지 우리의 부만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자유다. 경제학자 칼 폴라니가 ⟪거대한 전환(The Great Transformation)⟫에서 쓴 것처럼, 이른바 자율 규제 시장은 항상 마피아 자본주의와 마피아 정치 체제로 끝난다. 폴라니는 자율 규제 체제가 “사회 붕괴로 이어진다”고 경고했다.

해리스나 트럼프에게 투표한다면 — 나는 가자에서의 집단 학살을 지속하는 어떤 후보에게도 투표할 생각이 없다 — 당신은 한 형태의 약탈적 자본주의를 다른 형태의 약탈적 자본주의보다 더 우선시하는 것이다. 총기 권리나 낙태와 같은 모든 다른 문제들은 부차적이며, 자본주의 내의 내전을 대중에게서 은폐하기 위한 것이다. 이 두 형태의 자본주의가 구현하는 작은 권력의 원은 대중을 배제한다. 이들은 엘리트 클럽들로, 부유한 회원들이 양측에 속해 있거나 때로는 양쪽을 오가며 외부인이 침투할 수 없는 곳이다.

아이러니하게도 통제되지 않은 기업가들의 탐욕이, 그들의 천적이자 군벌 자본가가 되는 소수의 억만장자를 만들어냈다. 약탈을 멈추지 않으면, 대중운동을 통해 경제와 정치 체제에 대한 통제를 되찾지 않으면, 군벌 자본주의가 승리할 것이다. 군벌 자본가들은 신봉건제를 확고히 할 것이며, 대중은 트럼프와 같은 살인 광대들의 소동에 의해 산만해지고 분열될 것이다.

이 운명을 피할 수 있는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트럼프가 군벌 자본주의의 상징적 인물이다. 그러나 그가 이를 창조한 것도, 이를 통제하는 것도 아니며 쉽게 교체될 수 있다. 해리스는 바이든을 집중력 있고 논리적으로 보이게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비논리적인 말을 늘어놓는, 기술 관료들이 열광하는 텅 빈 옷이다.

독을 고르라. 기업 권력에 의한 파괴이든 과두제에 의한 파괴이든, 결과는 같다. 그것이 이번 11월 선거에서 두 지배 정당이 제공하는 전부다. 그 외에는 없다.

[출처] The Choice this Election is between Corporate and Oligarchic Power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크리스 헤지스(Chris Hedges)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저널리스트로, 15년 동안 뉴욕타임스의 해외 특파원으로 근무하며 중동 지국장과 발칸 지국장을 역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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