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에 갇힌 오스트리아

오스트리아 국민의회 선거, 어떤 연정도 큰 변화는 없을 것

[역자 주] 지난 일요일(현지시간 기준 9월 29일), 오스트리아 국민의회 선거가 치러졌다. 여러 외신에 따르면 출구 조사 결과, 극우 성향의 자유당(FPÖ)이 제1당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번 마이클 로버츠의 글은 오스트리아의 경제 상황을 분석하며, 총선 결과 어떤 연정이 구성되더라도, 투자율이나 생산성을 높이고, 오스트리아인들 대부분의 실질 소득을 증가시키는 커다란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출처: Getty Images & Unsplash+

일요일(현지시간 29일) 오스트리아는 의회 총선을 치른다. 국민의회 183명의 의원은 세 가지 수준에서의 공개 명부 비례대표제로 선출된다. 하나의 국가 전체 선거구, 연방주를 기반으로 한 아홉 개의 선거구, 그리고 39개의 지역 선거구가 있다. 의석은 최근 인구조사 결과에 따라 지역 선거구에 배분된다. 국민의회에서 대표를 얻기 위해 정당은 선거구에서 최소 한 석을 직접 획득하거나 전국적으로 4%의 선거 문턱을 넘어야 한다. 약 630만 명의 성인 오스트리아 국민이 투표할 수 있다.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1950년대 전 SS 장교들에 의해 설립된 신파시스트 자유당(FPÖ)이 27%로 최대 정당이 될 것이며, 보수 성향의 국민당(ÖVP)은 25%로 그 뒤를 이어 2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은 현재 녹색당과 함께 집권 연정을 이끌고 있다. 사회민주당(SPO)은 21%로 3위를 달리고 있다. 자유당의 지도자인 헤르베르트 키클은 수상(총리)가 되기를 원하며, 1930년대 나치와 아돌프 히틀러가 처음 사용한 '국민의 수상(Volkskanzler)'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만약 자유당(FPÖ)이 가장 많은 득표율을 얻는다면 새로운 정부를 이끌 수 있는 위치에 오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국민당(ÖVP)과 사회민주당(SPO) 지도자들은 자유당과 연정을 맺는 것을 거부하고 있다(다만 보수 성향의 국민당은 현 자유당 지도자인 헤르베르트 키클이 정부에 참여하지 않는다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암시를 주었다). 그 결과로 예상되는 것은 국민당과 자유당의 연정이거나, 처음으로 국민당이 사회민주당과 자유주의 성향의 네오스(NEOS, 신오스트리아자유포럼) 또는 녹색당과 함께 3자 동맹을 구성하는 것이다.

자유당(FPÖ)의 부상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자유당은 2010년대 정부에서 국민당(ÖVP)과 소수 연정 파트너였다. 하지만 두 정당이 부패 스캔들에 연루되어 2019년에 정부와 자유당 총리가 무너진 이후 연정은 붕괴했다. 하지만 이제 유럽 전역에서 '강경 우파' 정당들이 이른바 이민의 '위협'과 여러 유럽 경제의 침체에 대한 대응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다. 6월에 자유당은 유럽 의회 선거에서 처음으로 가장 큰 정당이 되었고, 이는 다른 유럽 극우 정당들의 득표 증가로도 이어졌다.

오스트리아는 인구가 900만 명에 불과하지만 지난 10년 동안 다른 유럽연합 국가보다 1인당 난민 수용 인원이 많아 자유당의 부활에 힘을 실어주었다. 자유당은 이제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있듯이 일종의 반이민, 반이슬람 '포퓰리즘' 정당으로 진화했다. 자유당은 이민을 종식시키고 이민자들을 '본국'으로 '이주'시키고자 한다. "재이주는 이미 기한을 넘긴지 오래다!"라고 키클은 선언한다. 자유당은 또한 EU 탈퇴, 즉 오스트리아식 브렉시트인 “오엑시트(Öxit)”를 암시한다. 

하지만 유럽의 다른 곳과 마찬가지로, 반이민 성향의 강경 우파 정당에 대한 지지 상승은 주요 경제의 침체와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생활 수준이 악화된 것과 큰 관련이 있다. 독일이 감기에 걸리면 오스트리아는 독감에 걸린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 독일 경제는 심각한 감기를 앓고 있다. 그 결과로 오스트리아에 미치는 여파도 크다.

오스트리아의 실질 GDP 성장률은 기껏해야 정체 상태에 있다. 사실 역설적으로 이민이 없었다면(2011-2020년 동안 +6.3%), 실질 GDP는 급격히 감소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국내 인구는 줄어들고 있으며 고령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는 2030년까지 GDP 대비 노령화 관련 비용이 유럽연합에서 세 번째로 높은 국가가 될 것이다.

게다가 오스트리아는 여전히 높은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으며, 지난 12개월 동안 평균 4.2%로 EU 평균을 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높은 이유는 오스트리아가 우크라이나 문제로 러시아에 대한 EU 제재의 일환으로 저렴한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줄여야 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는 러시아와 서유럽 간의 무역에서 중간에 끼어 있는 상황이다.

경제는 2023년에 명백한 경기 침체에 빠졌다. 오스트리아 중앙은행(OeNB)은 올해 경제가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실질 GDP는 0.3%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마저도 낙관적으로 보인다. 오스트리아의 GDP는 2024년 2분기에 0.6% 하락했으며, 이전 1분기의 하향 조정된 1% 축소에 이어 하락세가 계속되고 있다. 경기 침체는 계속되고 있다.

오스트리아 자본은 고전하고 있다. 독일과 마찬가지로 제조업은 깊은 침체에 빠져 있다(아래 그래프에서 50 이하의 수치는 축소를 의미한다).

오스트리아의 1인당 실질 GDP 성장률은 2011-2020년 동안 전국적으로 정체되었으며, 모든 지역에서 EU 평균(0.6%)보다 낮았다. 대부분의 지역에서 노동 생산성은 정체되거나 감소하고 있다. 이는 2023년에 2.3% 감소한 후 생산적 투자가 여전히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오스트리아 자본이 압박을 받고 있는 이유는 노동 생산성이 하락하는 동시에 조직화된 노동자들의 임금이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오스트리아의 노동자 임금 상승률은 유럽에서 가장 빠르다. 노동자들은 COVID 이후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겪은 실질 소득의 손실을 회복하려 하고 있다. 올해 임금이 8.5% 상승할 예정이지만, 여전히 이전 몇 년간의 높은 인플레이션을 보상하지 못하고 있다. 실업률은 여전히 낮은 수준에 가깝지만, 새로 생기는 일자리 대부분은 정규직 전망이 없는 시간제 일자리이며 임금도 낮다.

생산적 투자와 노동 생산성 감소의 배경에는 오스트리아 자본의 수익성 하락이 있다. 이는 독일의 상황과 유사하다. 2000년대 초반의 상승세는 2010년대에 급격한 하락으로 바뀌었고, COVID 이후 그 하락세는 가속화되고 있다.

이 경제 침체에 대한 각 정당의 해결책은 무엇일까? 자유당은 신자유주의적이고 친시장적인 정책들을 혼합하여 제시하면서도, 주로 자신들에게 투표하는 고령 오스트리아인들을 위한 일부 지원책도 포함하고 있다. 예를 들어 국가 연금률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자유당은 '더 많은 규제 완화'와 세금 인하를 원하며, 특히 중소기업의 법인세를 23%에서 10%로 낮추기를 원한다. 또한 2022년에 도입된 탄소 배출세를 폐지하여 '녹색' 조치를 끝내려 하고 있다. 식품, 임대료, 에너지 등의 심각한 인플레이션 시기에는 가격 통제를 주장하며, 필수품에 대한 부가가치세를 인하하길 원한다. 러시아 에너지 수입도 유지하길 원한다.

보수 성향의 국민당은 자유당과 거의 비슷한 정책들을 제안하지만, EU의 러시아 제재를 지키기 위해 '재생 에너지 촉진'을 원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사회민주당은 나머지 오스트리아인들의 세금 감면을 위해 부유층에 새로운 세금을 부과하려 하고, 법인세를 인상하며 에너지 기업과 은행에 일회성 부담금을 부과할 계획이다. 또한 국가 회사를 통해 재생 에너지에 투자하여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줄이려고 한다.

이 정책들 중 어떤 것도 투자율이나 생산성을 높일 가능성을 제시하지 않으며, 대부분의 오스트리아인들의 실질 소득을 증가시키는 것은 더더욱 기대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번 선거 후 어떤 연정이 구성되더라도, 자유당이 이끄는 연정이든 국민당이 이끄는 연정이든 큰 변화는 없을 것이다.

[출처] Austria: stuck in the middle

[번역] 류민

덧붙이는 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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